1위는 배롱나무였습니다.

 

김민철의 꽃이야기입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 위주로 꽃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요즘 이름이 가장 궁금한 꽃 10가지
요즘 사람들이 가장 이름을 궁금해하는 꽃은 무엇일까요. 꽃이름을 알려주는 앱 ‘모야모’에 ‘랭킹’이라는 코너가 있는데, 이 코너에서 집계한 최근 한주(8월2~8일) 인기 질문 10가지를 소개합니다.

1위는 배롱나무였습니다. 배롱나무는 7월 초부터 10월 중순까지, 거의100일 동안 피는 꽃입니다. 원래 이름이 100 일간 붉은 꽃이 핀다는 뜻의 ‘백일홍(百日紅)나무’였는데, 발음을 빨리하면서 배롱나무로 굳어졌다고 합니다. 진짜 100일 가까이 우리 곁에서 진분홍 꽃망울을 터트립니다.

배롱나무. 은평한옥마을.
2위는 누리장나무입니다. 요즘 산에 가면 정말 흔하게 볼 수 있어서 랭킹 2위에 오른 것 같습니다. 누리장나무는 어른 키보다 약간 높게 자라는 나무인데, 요즘 붉은빛이 도는 꽃받침 위로 하얀색 꽃을 무더기로 피고 있습니다. 누리장나무는 이 나무에서 독특한 누린내가 난다고 해서 붙은 이름입니다.

누리장나무 꽃
3위는 그냥 백일홍입니다. 백일홍은 배롱나무와 달리, 멕시코 원산의 국화과에 속하는 초본 식물입니다. 이 식물이 있어서 배롱나무를 그냥 백일홍이라 부르면 맞지 않습니다. 백일홍은 노란색, 자주색, 흰색 등 다양한 색이 있습니다. 요즘 화단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데, 꽃잎이 여러 겹인 겹꽃이 늘어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산촌인 전북 임실군 운암면 학암마을에 백일홍이 활짝 피었다. 100일가량 꽃이 피는 백일홍이 마을 입구의 휴경지 5500㎡에서 폭염에도 향기로운 꽃향기를 전하고 있다. /임실군 제공
4위는 나무수국입니다. 요즘 광화문 등 도심에 엄청 진출하고 있는 식물입니다. 광화문광장을 넓히는 공사를 하면서 광화문 곳곳의 도로를 좁히고 새 보도와 화단을 만들었는데, 이 화단에 나무수국을 많이 심은 겁니다. 무성화와 유성화가 같이 핀 것이 나무수국이고, 무성화만 남긴 것은 큰나무수국 또는 나무수국 ‘그란디플로라(Grandiflora)’입니다. 국가표준식물목록엔 큰나무수국은 없고 나무수국 ‘그란디플로라’만 있습니다. 큰나무수국을 나무수국의 한 품종으로 보는 것입니다.

광화문에 많이 심은 나무수국
5위는 달맞이꽃입니다. 달맞이꽃은 바늘꽃과 두해살이풀로, 여름에 노란색 꽃이 잎겨드랑이마다 한 개씩 달립니다. 낮에는 꽃잎을 다물고 있다가 밤에, 대략 저녁 8시쯤 꽃잎을 펼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달맞이꽃은 어릴 적부터 보아온 아주 친근한 식물이지만 고향이 남미 칠레인 귀화식물입니다. 하지만 일찍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자리 잡아 해방 즈음 널리 퍼져 요즘엔 전국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달맞이꽃
6위는 벌개미취입니다. 도심과 도로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연보라색 꽃입니다. 이르면 6월부터 초가을까지 피는 꽃이라 요즘도 한창입니다. 벌개미취는 피침형 잎이 한 뼘 정도로 길고 잎 가장자리에 ‘잔톱니’만 있어 거의 매끄럽게 보입니다. 줄기도 굵어 튼튼해 잘 쓰러지지도 않습니다. 키가 50cm 정도. 원래 깊은 산에서 자라는 야생화였는데, 요즘은 원예종으로 성공적으로 변신해 잘 정착한 꽃입니다.

벌개미취. 잎이 길이 12-19cm로 길다.
7위는 미국부용입니다. 역시 요즘 대세꽃 중 하나입니다. 속명(Hibiscus)에서 알 수 있듯이 무궁화와 꽃모양이 비슷합니다. 흔히 보이는 것은 대부분 꽃이 크고 잎이 타원형으로 갈라지지 않은 미국부용입니다. 미국부용은 여러해살이 풀이지만 그냥 부용은 제주도에서 자생하는 나무라 보기 쉽지 않습니다. 부용은 잎이 3~7개로 얕게 갈라지는 점이 다릅니다. 접시꽃은 비슷하지만, 꽃 크기가 좀 작고(지름 5-10cm, 미국부용은 15~20 cm) 줄기 아래에서 피기 시작해 위로 올라가며 피는 점이 다릅니다.

미국부용
8위는 요즘 서울에서도 막 피기 시작한 상사화입니다. 상사화는 꽃이 필 때는 잎이 없고, 잎이 있을 때는 꽃을 볼 수 없는 특이한 식물입니다. 요즘 잎은 없이 꽃대가 올라와 연분홍색 꽃송이가 4~8개 정도 달려 있는 것이 참 아름다운 꽃입니다. 잎과 꽃이 서로 만나지 못해 그리워한다고 이름이 상사화(相思花)입니다.

막 피기 시작한 상사화
9위는 박주가리였습니다. 요즘 도심 공터나 담장가, 숲 언저리, 시골 담장 등에서 철망 같은 것을 감고 올라가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박주가리는 분홍색과 연한 보라색 중간쯤인 꽃 색도 독특하지만 꽃잎 안에 털이 잔뜩 나 있는 등 개성 가득한 꽃입니다. 그런데 박주가리는 놀랄 정도로 상큼한 꽃 향기를 갖고 있습니다. 박주가리를 보면 꼭 한번 향기를 맡아보기 바랍니다.

박주가리 꽃
마지막으로 10위는 맥문동입니다. 요즘 화단이나 나무 밑 그늘 등에서 보라색 꽃줄기가 올라온 무리가 있으면 맥문동일 겁니다. 조경 소재로 많이 쓰기 때문에 도심 한복판이나 건물 화단에서도 맥문동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맥문동(麥門冬)이라는 이름은 뿌리가 보리와 비슷하고 겨울에도 잎이 시들지 않는다고 붙인 이름이라고 합니다.

맥문동. 여의도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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