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진 전립샘 내시경으로 보며 묶어…소변 졸졸 배뇨장애 20분이면 치료 끝

 



중앙일보

 신개념 전립샘비대증 치료법

변재상 자이비뇨의학과의원 원장이 커진 전립샘을 묶어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전립샘비대증을 치료하는 유로리프트의 원리와 효과를 설명하고 있다. 김동하 객원기자

변재상 자이비뇨의학과의원 원장이 커진 전립샘을 묶어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전립샘비대증을 치료하는 유로리프트의 원리와 효과를 설명하고 있다. 김동하 객원기자

전립샘비대증은 50대 이후 절반 이상이 경험한다. 소변이 졸졸 나오고 끊어질 때, 화장실을 다녀와도 개운하지 않은 것은 커진 전립샘이 소변 길(요도)을 압박하는 전립샘비대증 때문이다. 자이비뇨의학과의원 변재상 원장은 “전립샘비대증을 방치하면 배뇨장애가 심해질뿐더러 요폐나 방광 결석, 요로 감염으로 인한 패혈증으로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과거 전립샘비대증은 약물이나 수술로 치료했다. 하지만 약물은 평생 먹어야 하는 데다 발기부전이나 성욕 감소 등 부작용이 동반돼 매년 10명 중 2명이 치료를 중단할 만큼 순응도가 낮다. 수술은 전립샘비대증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지만, 체력적인 부담이 심하고 불가피한 조직 손상으로 인한 역행성 사정(정액이 역류하는 현상) 등의 합병증을 배제할 수 없어 환자가 선뜻 결정하기 어려웠다.

이에 최근 주목받는 치료법이 바로 ‘유로리프트(전립샘결찰술)’이다. 비대해진 전립샘을 자르거나 태우는 대신 요도를 통해 내시경을 삽입한 뒤 커진 부분만을 묶어 요도를 넓히는 비수술적 치료법이다. 변 원장은 “결찰사로 전립샘을 묶는 즉시 요도가 넓어지고 배뇨장애가 개선된다”며 “약물로는 치료 효과가 작고 수술은 부담이 큰 고령층에 특화된 신개념 치료”라고 설명했다.

미 FDA 허가 받아 안전·효과 입증

실제로 유로리프트는 201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은 뒤 세계적으로 30만 건 이상 시행되며 효과를 입증했다. 첫째, 적용 대상이 넓다. 수술과 달리 국소마취로도 시술할 수 있어 고령층이나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 질환자도 안심하고 전립샘비대증을 치료할 수 있다. 심장 질환으로 인해 스텐트 시술을 받았거나 뇌혈관 질환 등으로 항응고제·혈전 용해제를 복용하고 있는 환자도 약물을 끊을 필요가 없다. 변 원장은 “유로리프트는 시술 시간이 20분 안팎으로 짧고, 조직 손상이 적어 1~2시간이면 소변 줄을 제거하고 즉시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둘째, 안전성이 높다. 최소침습적 치료로 출혈·통증이 적고 일반 수술과 달리 성 기능 장애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실제로 2015년 신의료기술 지정에 맞춰 보건복지부가 유로리프트와 관련한 다수의 논문을 검토한 결과, 역행성 사정이나 발기부전 같은 부작용 사례는 전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변 원장도 “지금까지 900여 건의 유로리프트를 시행했지만 특별한 후유증이 발생한 환자는 없었다”고 말했다.

셋째, 장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유로리프트에 사용하는 결찰사는 금속 재질이라 끊어지거나 늘어날 염려가 없다. 치료 효과가 반영구적이라는 의미다. 관건은 의료진의 경험이다. 전립샘은 주변에 수많은 미세혈관이 존재하고 사람마다 크기·모양·강도가 달라 맞춤 치료가 필수다. 충분한 노하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예상보다 삽입하는 결찰사 개수가 늘어 비용 부담이 커지거나, 소변 길을 제대로 넓히지 못해 배뇨장애 증상이 사라지지 않을 수 있다. 변 원장은 “사전에 방광 내시경 등 필요한 검사를 충분히 진행하는지, 전립샘비대증 치료 경험이 풍부한지를 꼼꼼히 따져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