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격침해, 인격살해다" 여야 막론 '반성과 자제'…사회적 우려도 커져
진중권 "저질들, 무섭고 섬뜩"…문제의식 없는 그림 의뢰자 "표현의 자유"30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서점 벽면에 그려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배우자 김건희 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 문구를 서점 관계자가 페인트로 지우고 있다. 2021.7.30/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아내 김건희씨를 연상하게 하는 벽화가 서울 종로에 등장하자 정치 퇴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0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김씨를 원색적으로 비방하는 듯한 벽화는 2주전쯤 그림이 그려진 건물의 주인이자 중고서점 사장 여모씨가 작가에게 의뢰해 그려졌다.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건 지난 28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관련 사진이 게재되면서다. 특히 그림 속 여성이 김씨를 연상하면서 관심이 집중됐다. 얼굴은 차치하더라도 '쥴리'라는 문구가 김씨를 지목한다는 데 이견이 없기 때문이다.
쥴리는 김씨 관련 소문에서 나오는 별칭이다. 6장으로 구성된 벽화 중 '쥴리의 남자들'이란 문구가 적힌 벽화에는 '2000 아무개 의사' '2005 조 회장' '2006 아무개 평검사' '2006 양검사' '2007 BM 대표' '2008 김 아나운서' '2009 윤서방 검사'라는 글이 적혀 있다.
논란이 일자 여씨는 문구를 모두 삭제했다. 그러나 주변에서 보수 유튜버와 일반 시민들의 소란은 계속되고 있다.
정치권은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윤 전 총장에 비판적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자제와 반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지만 인격침해, 나아가 인격 살해 요소가 있는 표현은 자제되는 것이 옳다고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열린캠프는 전날 논평을 통해 "쥴리 벽화는 금도를 넘은 표현"이라고, 이낙연 전 대표는 "민망하고 말하기 거북하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소속 김상희 국회부의장도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쥴리 벽화'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면서 "성숙한 민주주의와 품격 있는 정치문화 조성을 위해 해당 그림을 자진 철거해줄 것을 정중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30일 오후 3시쯤 이른바 '쥴리 벽화'로 알려진 서울 종로구 관철동의 한 중고서점 외벽 벽화에 흰색 페인트 위로 기존 문구가 다시 등장했다. © 뉴스1 김진 기자
국민의힘은 비판을 넘어 배후설을 주장했다.
대권주자인 하태경 의원은 "서점주인이 흉칙한 문구만 지우면서 '배후는 없다'고 강변을 하는 데 배후가 없긴 왜 없느냐"라며 "집권당 대표(송영길 민주당 대표)라는 사람이 백주대낮에 '쥴리를 영부인으로 모실 수 있나' 이런 저질 선동이나 하고 있으니 지지자들이 저 모양인 것이다"라고 사과를 요구했다.
하 의원은 "'과거 있는 여자는 영부인 하면 안 된다' 이런 몰상식한 주장을 민주당의 이름으로 하고 싶냐"며 "입만 열면 여성인권 운운하는 분들이 대체 이게 무슨 짓이냐, 자칭 페미니스트인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기 바란다"고 했다.
사회적인 우려의 목소리도 작지 않다.
윤상철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는 "부끄러울 정도로 인권이나 정치적으로 수준 낮은 행위"라며 "공인의 가족이나 그 가족의 과거, 살아오는 과정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으면서도 중요하지 않은 사안에 대해 대중의 정서에 호소하고 감정적으로 공격하는 건 옳은 정치적 행위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다들 미쳤다. 저질들. 아무리 정치에 환장을 해도 저 짓을 하는 이들, 그 짓에 환호하는 이들의 인성에 기입된 정치적 폭력성이 나를 두렵게 한다"며 "그 자체도 무섭고 섬뜩한 일이지만, 무엇보다 그 바탕에 갈린 여성 혐오가 혐오스럽다"고 자신의 SNS에 적었다.
이같은 우려에도 여씨는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열성 팬들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여씨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표현의 자유인가'란 질문에 "당연하다"라며 "본인이 쥴리가 아니라고 부정했고, 모든 관계있는 남자들이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는 것을 풍자한 것뿐인데 그걸 갖고 날뛴다"라고 말했다.
진중권 "저질들, 무섭고 섬뜩"…문제의식 없는 그림 의뢰자 "표현의 자유"30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서점 벽면에 그려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배우자 김건희 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 문구를 서점 관계자가 페인트로 지우고 있다. 2021.7.30/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아내 김건희씨를 연상하게 하는 벽화가 서울 종로에 등장하자 정치 퇴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0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김씨를 원색적으로 비방하는 듯한 벽화는 2주전쯤 그림이 그려진 건물의 주인이자 중고서점 사장 여모씨가 작가에게 의뢰해 그려졌다.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건 지난 28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관련 사진이 게재되면서다. 특히 그림 속 여성이 김씨를 연상하면서 관심이 집중됐다. 얼굴은 차치하더라도 '쥴리'라는 문구가 김씨를 지목한다는 데 이견이 없기 때문이다.
쥴리는 김씨 관련 소문에서 나오는 별칭이다. 6장으로 구성된 벽화 중 '쥴리의 남자들'이란 문구가 적힌 벽화에는 '2000 아무개 의사' '2005 조 회장' '2006 아무개 평검사' '2006 양검사' '2007 BM 대표' '2008 김 아나운서' '2009 윤서방 검사'라는 글이 적혀 있다.
논란이 일자 여씨는 문구를 모두 삭제했다. 그러나 주변에서 보수 유튜버와 일반 시민들의 소란은 계속되고 있다.
정치권은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윤 전 총장에 비판적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자제와 반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지만 인격침해, 나아가 인격 살해 요소가 있는 표현은 자제되는 것이 옳다고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열린캠프는 전날 논평을 통해 "쥴리 벽화는 금도를 넘은 표현"이라고, 이낙연 전 대표는 "민망하고 말하기 거북하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소속 김상희 국회부의장도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쥴리 벽화'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면서 "성숙한 민주주의와 품격 있는 정치문화 조성을 위해 해당 그림을 자진 철거해줄 것을 정중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30일 오후 3시쯤 이른바 '쥴리 벽화'로 알려진 서울 종로구 관철동의 한 중고서점 외벽 벽화에 흰색 페인트 위로 기존 문구가 다시 등장했다. © 뉴스1 김진 기자
국민의힘은 비판을 넘어 배후설을 주장했다.
대권주자인 하태경 의원은 "서점주인이 흉칙한 문구만 지우면서 '배후는 없다'고 강변을 하는 데 배후가 없긴 왜 없느냐"라며 "집권당 대표(송영길 민주당 대표)라는 사람이 백주대낮에 '쥴리를 영부인으로 모실 수 있나' 이런 저질 선동이나 하고 있으니 지지자들이 저 모양인 것이다"라고 사과를 요구했다.
하 의원은 "'과거 있는 여자는 영부인 하면 안 된다' 이런 몰상식한 주장을 민주당의 이름으로 하고 싶냐"며 "입만 열면 여성인권 운운하는 분들이 대체 이게 무슨 짓이냐, 자칭 페미니스트인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기 바란다"고 했다.
사회적인 우려의 목소리도 작지 않다.
윤상철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는 "부끄러울 정도로 인권이나 정치적으로 수준 낮은 행위"라며 "공인의 가족이나 그 가족의 과거, 살아오는 과정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으면서도 중요하지 않은 사안에 대해 대중의 정서에 호소하고 감정적으로 공격하는 건 옳은 정치적 행위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다들 미쳤다. 저질들. 아무리 정치에 환장을 해도 저 짓을 하는 이들, 그 짓에 환호하는 이들의 인성에 기입된 정치적 폭력성이 나를 두렵게 한다"며 "그 자체도 무섭고 섬뜩한 일이지만, 무엇보다 그 바탕에 갈린 여성 혐오가 혐오스럽다"고 자신의 SNS에 적었다.
이같은 우려에도 여씨는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열성 팬들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여씨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표현의 자유인가'란 질문에 "당연하다"라며 "본인이 쥴리가 아니라고 부정했고, 모든 관계있는 남자들이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는 것을 풍자한 것뿐인데 그걸 갖고 날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