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라는 늘 전쟁 중입니다. 1978년 공산당이 유혈 쿠데타로 정권을 탈취하고 이듬해 침공한 소련이 1989년 철군할 때까지, 통계에 따라 다르지만 아프간 사람 56만~200만명이 죽고 600만명이 난민이 됐습니다. 소련 영향 하에 있던 시기는 그 뒤 이어지는 역사에 결정적이었습니다. 빵보다 많은 총과 폭탄이 보급되고, 수백만개의 지뢰가 전 국토에 뿌려졌으며, 부족 장로와 이슬람 학자 중심이던 사회 체제는 급속히 군벌 중심으로 재편됐습니다. 이전부터 이어져 오던 파슈툰, 타지크, 하자라, 우즈베크 등 민족 그룹간 갈등의 골도 깊어졌습니다. 그러니까 법보다 총칼과 주먹이 훨씬 가까운 나라가 돼버린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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