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유동규가 폭탄이다"…이재명과 틀어진 그의 입 주목

 



중앙일보


이재명 경기지사가 30일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당내 경선 방송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경기지사가 30일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당내 경선 방송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대장동 논란’에도 이재명 경기지사의 지지율 고공 행진은 여론조사상으로 일단 유지되고 있다.

30일 발표된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사의 전국지표조사(NBS·27~29일)에선 이 지사의 지지율은 29%로 국민의힘 1위 윤석열 전 검찰총장(17%)을 크게 앞섰다. 이 지사의 지지율은 2주 전보다 1% 포인트 올랐고, 윤 전 총장 지지율은 3% 포인트 감소했다.

두 사람의 양자 대결 조사에서도 이 지사 43%, 윤 전 총장 34%로 지지율 격차가 8% 포인트에서 9% 포인트로 늘었다. 이 지사와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과의 양자 대결은 ‘이재명 43%, 홍준표 37%’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중앙보훈회관에서 열린 '개발이익환수 법제화 긴급토론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중앙보훈회관에서 열린 '개발이익환수 법제화 긴급토론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 지사 캠프 내부에선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정면돌파 기조가 유효했다”, “국민의힘이 제기하는 ‘이재명 연루설’이 힘을 얻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재명 캠프의 한 의원은 “이른바 ‘이재명 부패설’ 같은 주장은 이 지사가 수차례 해명하면서 지금은 사라지지 않았냐”며 “이 지사가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검찰에 그 어떤 표적 수사 빌미도 주지 않으려 했던 만큼 실제 법적 문제가 없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동규 리스크’가 변수…이재명 “직원이 그랬더라도 제 책임”

이 지사 측은 “단 한 톨의 먼지도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언제든 이 지사를 곤경에 빠뜨릴 수 있는 경계 상황임은 인정한다. 먼저 검찰이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하기로 한 유동규 전 경기관광공사 사장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위험한 변수”로 거론된다.

유동규 전 경기관광공사 사장. 경기관광공사

유동규 전 경기관광공사 사장. 경기관광공사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으로 대장동 개발 사업을 주도했던 유 전 사장은 이 지사가 성남시장과 경기지사에 출마할 때마다 캠프에서 활동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건강을 이유로 임기 종료 9개월 전 경기관광공사 사장직을 스스로 관뒀다. 이 지사 측은 유 전 사장과 분명하게 선을 긋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유 전 사장이 영화산업에 투자하겠다고 경기도에 출자금 380여 억원을 요구했다가 거부당하자, 이에 실망해 사퇴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사이가 틀어진 상태에서 직을 던진 만큼 향후 수사 과정에서 이 지사에 불리한 주장을 펼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게다가 유 전 사장은 퇴임 직전엔 ‘천화동인 4호’의 실소유주인 남욱 변호사의 후배와 ‘유원홀딩스’라는 법인을 설립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미 검찰엔 유 전 사장의 음성이 남긴 녹취록도 제출된 상태다. 유 전 사장이 지난달 29일 검찰 압수수색 때는 휴대전화를 창밖으로 던지는 기행도 벌였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30일 TV토론에서 ‘유 전 사장이 측근 아니냐’는 박용진 의원의 질문에 “연구·산하기관의 무슨 중간 간부가 다 측근이면 측근이 미어터질 것”이라며 “그게 아니다. 선거 캠프에 있다는 소문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유 전 사장이 비리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에는 “가능성이 전혀 없을 수는 없다. 저도 걱정은 한다”고 답했다. ‘인사관리에 대한 정치적 책임은 질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건 당연하다”며 “제가 관리하는 산하기관의 직원이고, 거기서 문제가 생겼으면 일선 직원이 그랬더라도 제 책임”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지사는 “어떻게 9월 17일에 (뉴스를 보고 관련 의혹을) 처음 알았나. 그 이후에는 뭘 했냐”는 이낙연 전 대표의 질문에는 “저로서는 (토건세력의 부당 이익을) 막으려고 노력했는데 제 산하에 수천 명의 직원들 중에 손을 떠난 다음에 생긴 문제”라며 “이에 대해 계속 문제제기를 하시면, 제가 사익을 취한 것도 아니고, 그 사람이 저의 선거를 도와줬나. 아니면 정치활동 사무실에 집기 사는 것을 도움받았냐”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런 것 한 것 없는데, 왜 문제 제기를 저에게 하느냐”고 덧붙였다.

“문제 있어도 사람 잘못 쓴 정도”…여야 공방 격화될 듯

유동규 전 경기관광공사 사장과 대장동 개발 심의에 관여한 정모 변호사가 동업하는 것으로 드러난 유원홀딩스. 이가람 기자

유동규 전 경기관광공사 사장과 대장동 개발 심의에 관여한 정모 변호사가 동업하는 것으로 드러난 유원홀딩스. 이가람 기자

이에 대해 이재명 캠프는 여전히 대장동 사건을 ‘국민의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역공에 나섰다. “국민의힘이 민간에 곳곳에 녹아든 토건 비리 네트워크와 어떻게 결합돼 있는지 밝혀야 한다”(우원식 총괄선대위원장)는 주장이다. 이재명 캠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실제 곽상도 의원이나 남욱 변호사 모두 국민의힘과 관계있는 사람들이다. 설령 성남도시개발공사의 문제가 발견되더라도, 이 지사의 책임은 사람을 잘못 쓴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